글이 조금 길어요, 호흡을 천천히 하고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 누에처럼,

 

눅눅한 골방에 드러누워 누에처럼 보냈던 때가 있었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나도 한때 ‘슬픔’과 함께 산 적이 있었다.

 

슬픔이 나 대신 전화를 받고

슬픔이 나 대신 책을 읽으며

슬픔이 나 대신 잠자리를 깔아주면

나는 녀석과 뒹굴며 잠을 자곤 했었다.

슬픔이 나 대신 밥을 차리면

나는 슬픔이 떠 주는 밥을 힘겹게 먹는다.

식사가 끝난 후 슬픔이 건네는 담배를 피우며 슬픔과 함께 앉아 먼 산을 바라보곤 했었다.

가끔 외출할 때는 슬픔이 건네주는 옷을 입으며 슬픔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나섰다.

집으로부터 멀어지는 나를 보며 슬픔은 쓸쓸한 집에서 나를 기다리곤 했었다.

외출해 있는 얼마의 시간 동안 나는 슬픔을 잊고 지내기도 했지만

집으로 돌아올 때 골목까지 마중 나온 건 늘 슬픔이었다.

 

녀석은 좀체 외출하진 않지만 

가끔 슬픔이 외출할 때면 녀석의 벗들이 내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대체로 슬픔은 성실하게 내 곁을 지켜주었다.

내 삶이 그리 슬프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녀석은 쓴물처럼 명징한 나의 흔적이었다.

 

# 2. 몰두.

 

지금도 인터넷을 과하게 하지만 한동안 나는 인터넷 폐인이었다.

 

인터넷 뉴스 읽기, 댓글 읽기, 음악 듣기. 실시간 검색어 보고 클릭질, 드라마 보기, 무한 도전 보기, 중독성 게임하기, 영상 보기, 야구 사진 보기, 게시판 눈팅질하기, 가끔 댓글 쓰기, 인터넷 게임 중계 보기. 영화 보기.

 

- 진정한 몰두란 이런 것이다. 퍼온 곳.


침대에 누으며,

졸며, 아침밥 먹으며,

트림 하며, 화장실 가서 응가하며, 양치질 하며,

일 하며, 담배 피며, 머리 감으며, 욕하며,

배시시 웃으며, 전화 통화 하며, 술 마시며, 안주 씹으며,

야참 먹으며, 통닭 먹으며, 감기 걸려 콧물 흘리며, 반신욕 하며, 코 후비며,

방귀 뀌며, 땀 흘리며, 물 마시며, 다리 떨며, 흥분하며, 이불 덮으며, 음악 들으며,

하품 하며, 졸려 하며, 눈 깜박이며, 게을러 하며, 달리기 하며, 샤워 하며,

수영하며, 일광욕하며, 예쁜 언니 곁눈질 하며, TV 보며, 신문 읽으며,

운전하며, 물구나무서기 하며, 자전거 타며, 라면 끓이며,

설거지 하며, 팔굽혀 펴기 하며, 등산 하며,

책 읽으며, 딴 생각 하며, 침대에 누으며,

졸며, 양치질 하며, 아 했구나,

아 했구나 하며, 지겨워하며,

재밌어 하며,

인터넷 하며,

인터넷을 했다.

 

혹자는 물구나무 서기 하며 인터넷을 할 수 있느냐, 집어치워라, 우우~ 야유하며, 너의 혹세무민(惑世誣民)에 치를 떤다, 너는 짝궁뎅이가 분명해, 빌린 돈이나 갚으시지, 너 혹시 송혜교 좋아하는거 아냐, 월세나 빨리 내셔, 막걸리병 던지며 내게 야유를 보낼 수도 있으나, 험험, 이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인터넷 편에 소개된 ‘인터넷 백만배로 즐기는 백만가지 방법’을 제대로 탐독하지 않아서 생긴 무지의 소치라 생각한다. 세칙을 세밀하게 읽어 보길 권한다.

 

어쨌든 나는 인터넷에 관한 한 대체로 성실하고 집요했다, 아니 집요하다.

 

# 3. 비밀의 주문, 01410.

 

예전엔 피시 통신이 있었다.

파란 화면, 흰 글씨. 그리고 파란 나라.

♩♪~♬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 ♩♪~♬ 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 아무리 봐도 없고 (없고!) 아는 사람도 없어!(없어!) 누구나 한 번 가보고 싶어서 생각만 하는 나라(나라!) ♬♩♪~♬.

컴퓨터에 전화선을 연결해 사용했던 피시통신, 그 파란 나라.

 

  - 내가 애용했던 곳은 아니지만, 어쩐지 정감 있다. 퍼온 곳.

01410

 

파란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주문, 혹은 비밀 번호.

01410. 정확히 말하자면 atdt 01410.

커피 한 잔을 정성스럽게 타서 책상에 두고, 경건한 마음으로 비밀의 번호를 누르면 모뎀 접속 신호 소리가 들린다. 친숙하고, 내밀하며, 다정하며, 사랑스럽고, 정겹고, 은밀하며, 달착지근하기까지 한 모뎀 접속 신호 소리.

“꺄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악! 끄..으으읔껔~ 꺽꺼ㄱ.”



파란 화면, 흰 글씨. 파란 나라.

여긴 별천지, 유토피아, 무릉도원, 지상낙원, 에덴동산, 도솔천, 서방정토, 남묘호랑게교, 청학동, 송혜교네 집, 이상향이다.

 

ADSL이 나오기 전까지 당시의 선도 사용자들은 하이텔, 천리안, 그리고 나우누리 같은 곳을 유영하며 유틸을 다운받거나, 게임을 하거나, 채팅을 하며 파란 나라의 달콤한 과실을 달게 받아 마시며 세기말을 파랗게 보냈다. 위 회사들은 매달 공과가 인정되거나 특별히 그 달 실적이 우수한 우량 고객에게 ‘0’이 많이 붙은 전화 요금 고지서를 집으로 발송했고, 어떤 나이 어린 님들은 엉덩이에 파란 훈장을 달기도 했다. 하루 2~3시간 정도 이용했을 때 기본 전화 요금의 두 배 정도. 전화요금 십만원이 넘는 건 종종 있는 일이었다. 전화 요금 고지서가 집으로 발송되는 날은 동네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리고, 집에서 어머니들은 착한 아들 딸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겨주곤 했다.

그.러.나. 어디 가서 까놓고 보여주기 민망해서 그렇지, 엉덩이 파란 훈장은 당시로서는 대단한 영예의 상징이기도 했었다.

술 마실 때도 파란 엉덩이는 술잔 및 젓가락 공짜, 지하철 탈 때도 파란 엉덩이는 경로석 우대, 컴퓨터 관련 물품을 살 때도 파란 엉덩이는 마우스 패드 공짜, 가끔 주홍글씨 선명한 짙은 시퍼런색 엉덩이는 마우스도 공짜. 당시 용산에서 파란 엉덩이를 까고 다니며 공짜로 물건을 얻거나 디스카운트를 받는 님들을 몹시도 부러워하며, 코를 후비며, 힐끔거렸던 기억이 나곤 한다.

 

# 4. 이진법의 공간, 가상 현실. 그 달콤함.

 

20살 갓 넘은 그 때, 나도 드디어 피시 통신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그 때의 나는 거리를 배회하며 빨대 꽂아 소주를 마시거나, 도서관에서 귀를 후비며 전공과 관계없는 책을 읽거나, 잔디밭에서 신문을 깔고 누워 예쁜 언니들을 쳐다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었는데 피시 통신은 그 모든 것을 합한 즐거움을 상회하는, 그야말로 혁명같은, 아, 가슴 벅차 오르는, 우리를 탈출해 장롱 밑에서 무려 일주일간이나 은신한 이구아나, 새까맣게 변색해서 돌아온 그 녀석을 발견했을 때의 충격과 맞먹는, 아, 가슴 벅차 오르는, 흥분해서 콧물이 흐를 것만 같은, 혁명같은 사건.

 

- 잠자는데 누가 찍어 인터넷에 유포시켰다. 지금은 꽤 유명한 사진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진 속 주인공이, 그렇다, 나다. 퍼온 곳.


기억을 되살릴 것도 없이 나는 주로 게시판이나 채팅방을 기웃거리거나 어슬렁대며 놀았다. 피시통신의 꽃은 채팅이다.

둘이서 속닥대는 비밀방도 있었고, 20대방, 대딩방, 퀴즈방, 정모방, 번개방, 음악방, 타자방, 만화방, 노래방, 미스터방, 구리다방 뭐 이런 게 있었던 것 같다.

 

채팅방에서 발언권을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빠른 타수가 필요한데, 그래서 생겨난 변종 채팅방이 타자방이다. “나는.송혜교랑.현빈이랑.사귀는.것이.정말.싫다.”라는 문장을 방장이 입력하면, 채팅방에 참가한 나머지 사람들이 열심히 위 문장을 치는 거다. 마침표 표시는 띄어쓰기를 의미한다.

타타타다탁탘.

몇 초의 정적이 흐르고 파란 화면에 위 문장들을 빨리 입력한 순서대로 순위가 매겨진다. 맞춤법이나 문장부호를 틀리면 탈락. 1등을 한 사람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거나, 뭐 이정도 쯤이야, 건방진 표정으로 씩 웃어준다.

상당히 원시적인 게임이었는데도, 난 꽤 진지하게 타자방에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선영아, 사랑해”로 유명해진 <say-club> 타자방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여기에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문장이 자동으로 출력되고, 타자 속도에 따른 평균 타수 및 최고 타수 등까지 알려주는 것을 보고 감탄했지만 예전만큼의 감흥은 나질 않았다.)

 

순수한 대화 채팅방이야 뭐 문학이니, 책이니, 별자리니, 사랑이니, 삶이니 뭐 이런 시시껄렁한 주제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고리타분하고, 하품 나는 얘기지만 그때는 달랐다. 진지한, 그래서 날선 단어들.

밤이 깜박깜박 점멸하는 것을 보며 하루키나 기형도를 얘기하곤 했었다.

   

대화 채팅방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니 여러 기술이 생겼다.

쥐뿔도 없으면서 쥐뿔 있는 척 하기.

라면에 밥 말아 먹으며 삶, 그 쓸쓸함에 대한 얘기 하기.

심드렁한 표정으로 코를 후비며 낯선 사람의 슬픈 사랑 얘기를 들어주기.

만화책 보며 키득키득 거리다, 간혹 말줄임표로 분위기 있는 척, 고민하는 척하기.

혹자에 의하면 이는 대략 채팅 3년차 이상 되어야만 습득할 스킬이라 한다. 조숙하고 영악한 나는 채팅 6개월여만에 모든 기술을 여러 님들에게 전수받고 조용히 득의양양하게 채팅방 모든 코스를 조기 졸업 했다.

 

잡퀴방이라고 있었다.

잡퀴방의 원래 취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교육, 지리, 국제, 역사, 스포츠, 연예, 학술, 도서, 인물, 영화, 음악, 종교, 문학, 드라마, 일반 상식,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학, 해부학, 군사학, 만화학, 양자역학, 고전역학 등을 아우르는 퀴즈를 내고, 이를 통해 질 낮은 채팅 문화를 고급 열린 문화로 바꾸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평생 고급 따위와는 관계 없는 나였지만 여기는 이진법의 가상 현실. 나는 이미 이 시대의 진정한 로멘티스트이자, 예비 등단 작가이며, 쥐뿔 및 개뿔, 달패이뿔, 칠성장어뿔도 알고 있는 박학다식 잡동산이 박사였기 때문에 잡퀴방 입성 조건은 이미 갖추었다. 나는 잡퀴방의 그 마력에 흡수되었다.

 

그러나 어려웠다.

과묵한 척 하길 좋아하는 나는 일단 잡퀴방의 동태를 살핀다. 누군가 문제를 내고 이를 맞추면, 방장이 맞춘 사람의 이름에 숫자를 매겨 등수를 정해주는 식이다. 다음 문제는 문제를 맞춘 사람이 낸다. 처음에는 한 시간에 한두 문제 맞추는 것도 어려웠지만, 뭐든지 익숙해지면 쉬워지는 법. 나는 문제와 정답을 꼼꼼히 정리해서 리스트를 만들고, 차례대로, 주제별로 문제 및 정답을 기입했다. 살면서 그렇게 열심히 뭔가에 집중했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 볼펜을 물어가며 열심히 정리하고 열심히 정리했다.
 
HA! 사람들은 늘 비슷한 문제를 냈고, 난 비슷한 문제를 정리한다. 사람들은 늘 비슷한 답을 내고, 난 비슷한 답을 정리한다. 연전연승.

결국 틀어지긴 했지만, 한번은 C 출판사에서 내가 정리한 <잡퀴 족보>를 출판해 보고 싶다는 연락이 온 적도 있었다. 진짜다. 

내가 냈던 문제는 주로 <삼국지퀴즈>. 삼국지 인물 알아 맞추기. 가령 이런 식이다. “천자의 밀서를 받은 동승 등은 조조를 암살하기 위해 고심한다. 마초의 아버지 마등과 함께 거사를 할 시기를 조율하고, 구체적 계획을 세운다. 이때 거사에 참여한 황규. 그의 애첩 OO은 황규의 계획을 알아내고 이를 조조에게 밀고해 결국 이 암살 계획은 틀어지게 된다. 황규의 애첩은 누구인가.”

 

나,

이러며

여기서

오지게

놀았다.

 

# 4. 누에처럼, 그해 겨울.

 

당시 나는 <피시링크>라는 데를 애용했었다. 하이텔, 유니텔, 천리안, 나우누리 같은 유료 통신 서비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곳은 나같은 뜨내기 방랑객들이 많았다.

<피시링크> 채팅방 위에는 간단하게 메모를 할 수 있는 란이 있었는데, 나는 거기다 수면 위를 걷듯, 습기 가득한 메모를 적었다. 예전 습작 노트를 꺼내보니 행인지, 불행인지 그때의 기록이 남아 있다. 그 중 몇 개를 여기 옮긴다.

 

- 벌써 오후가 됐지만 이제는 점심을 아침이라 번역하며

짙은 반역을 꿈꾼다, 겨울은 복병같이 머물다 사라지곤 하였다.

 

- 삭힌 가슴, 곰팡이꽃이 활짝 만개한다.

 

- 술잔에 섞어 마시던 두통의 씨앗.

 

- 연기는 천장을 맴돌다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해

창 틈새로 들이닥치는 비에 습격을 당한다, 아직은

 

- 술 먹고 자란 피의 꽃이, 참, 붉다.

 

- 나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절망하고 있었다. 유산된 생각의 편린. 미성숙한 절망.

 

- 나른한 오후의 유예. 기만이란 인간의 생리다.

 

- 권태도 지독하다. 잉태되기도 전에 거세된 화두.

향일성의 세계. 이단은 죄인가.

 

- 삶이 은유라는 사실은 무서운 진실이다.

 

- 칼로 달을 베니

정확하게 45도 각도로 잘리어진 달의 절명이 들릴 법한 밤이다. 거칠게 비명지르는 달의 신음 소리가, 그대, 들리는가.

 

- 빈혈같은 빗소리가 휘청휘청 쓰러지고 있다.

기억의 빙결. 봄비가 와도 봄은 오지 않았다.

 

- 성년의 날 : 국가가 제정한, 미성년자들이 술 마실 수 있도록 허락한 날. 또는 주류회사 매상 올리기 강조의 날.

 

- 새가 웅크린 뜻이 어찌하여 비상의 의미만 담고 있다 말할 수 있겠소.

그렇지 않소.

새의 날개짓보다 절박한 것은

먹을 것 이외다.

만약 새가 날개짓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으로 먹을 것을 구할 수만 있다면

당장 그 날개를 스스로 분질러 버릴 것이오.


 

지금 보면 섬뜩한 언어들을, 그때는 용케도, 잘도 내뱉었다. 나는 모형된 절망 속에서 언어의 유희를 즐겼는지도 모르겠다. 잔여분의 고독도 남기지 않고 토해낸 언어들. 그래서 빤히 보이는 치기 가득한 언어들.

 

당시 내 아이디는 재기발랄하게도 [벼랑끝]이었다.

사람들은 내 이름을 줄여서 “랑님”, 혹은 “랑아‘라고 불렀다. 당시 [죽음예찬], [오쇼 (라즈니쉬)], 등의 아이디를 썼던 님들이 특히 기억난다. 소름 돋는, 날선 자음과 모음의 기호들. 자의적이고 임의적인 그 언어들을 좇아 간 곳, 까페 <글사랑>. [나무꾼]님이 시샵이었던 그 까페에서 [SILVER], [메피스토] 등의 님을 만났고 두어 번인가 정모에 참석했던 것 같다. 아, 맞다. 스무살의 나는 까페 부시샵으로 몇 달 동안 열심히 활동했던 것도 같다.

 

눅눅한 골방에 드러누워 누에처럼 보냈던 때가 있었다.

끈적거리는 관념과

결핍된 언어들 속에서 그렇게

계절을 보냈다, 불감증의 겨울.

슬픔은 나의 명징한 흔적이었으나, 그 겨울의 나는, 사실, 불감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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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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