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 [曼茶羅, Mandala]

: 산스크리트로 '圓'이라는 뜻

힌두교와 탄트라 불교에서 종교의례를 거행할 때나 명상할 때 사용하는 상징적인 그림(→ 탄트라 힌두교).

만다라는 기본적으로 우주를 상징한다. 즉 신들이 거할 수 있는 신성한 장소이며, 우주의 힘이 응집되는 장소이다. 인간(소우주)은 정신적으로 만다라에 '들어가' 그 중심을 향하여 '전진'하며 유추에 의해 흩어지고 다시 결합하는 우주 과정으로 인도된다.

- daum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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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4. 눈 덮인 길

개울을 건너서 능선으로 기어 올라가는 법운과 지산.

지산: 그래, 이번엔 부처님 빤스 자락이라도 붙잡았나?

법운: 부처님 그림자도 못 봤습니다.

지산: 그림자는 잡히지 않지. 원래 존재하지 않으니까?

법운: 스님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셈입니까? 늘 취해서만 살 작정이냐구요?

지산: 놔 두게. 이렇게 비틀거리면서 사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니까.

법운: 희망은 없는가요?

지산: 희망이야 무한하지. 하지만 난 이제 글러 먹었어.

법운: 포기했다는 얘긴가요?

지산: 포기는 안 해. 방법은 하나 남아 있으니까?

법운: 무슨 …… ?

지산: 절망으로 절망을 이기는 거야.

잠시 마주보는 두사람. 다시 걷기 시작한다.

 

S#85. 눈 덮인 첩첩 산중

걸어가는 두 사람

지산: (둘러보면) 꼭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기분이군.

법운: 중생에겐 삼계(三界)가 다 무덤이죠.

지산: 태어나지를 말아라, 죽기가 괴롭느니. 죽지를 말아라, 태어나기가 괴롭느니……. 원효 대사는 니힐리스트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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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운:
마치 견성한 사람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지산: 견성은 쉬운 일이지. 실행이 어려울 뿐. 우리가 인생에서 최초로 허무에 부딪혔을 때 초극하기 위한 방법으로 택한 게 입산(入山)아닌가. 그래서 공부했다, 허무를 뛰어넘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란 말이야. 뛰어넘었는데 보니까 더 큰 허무가 기다리고 있더라 이거야. 허허 또 기다리고 있어요. 그야말로 허무의 첩첩 산중이라.

법운: 결국은 좌절인가요? 좌절의 슬픔인가요?

지산: 허무를 모조리 극복해 버린 후에 맨 꼭대기에 앉아 계신 분이 바로 부처야. 하지만 부처가 되고 난 뒤에 오는 참말 커다란 허무를 어찌 견딜 것인가. 생각하면 겁이 난단 말야. 흐흐……. 이건 지옥에 떨어질 소린가.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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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7. 암자 안(방)

호롱불은 켜 있고……. 지산과 법운이 마주 앉아 있다.

법운: ……사실 난 스님이 부러워요. 성실한 수좌도 못 되고, 그렇다고 스님처럼 성실한 짐승도 못 되고……. 희지도 못하고 검지도 못하고, 중도 아니고 속(俗)도 아니고……. 난 아무것도 못할 인간인 것 같아요.

지산: 흐흐……. 사실은 나도 아직 뭐가 뭔지 몰라. 부처님은 인간의 끈기에 따라 팔만 사천 법문을 설하셨다느데 내 귀엔 하나도 안 들리니. 빌어먹을! 부처님은 왜 태어나서 우릴 이렇게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어.

- 김성동 원작, 이상현․송길환 각색, <만다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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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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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efreelog.tistory.com BlogIcon 옹리혜계 2009.08.29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다라....

    이 글 보니 오랫만에 함 떠들어볼 구실이 생기네요... 크럴럴~~
    김성동은 '아픈' 작가입니다...

    • Favicon of https://garimtos.tistory.com BlogIcon 가림토.. 2009.08.29 1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옹리혜계님 글 읽고, 고민하다,
      뒤적여서 찾아봤습니다.
      이런 게 현답 아닐까요? ^^

    • Favicon of https://efreelog.tistory.com BlogIcon 옹리혜계 2009.08.29 1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가요? 크럴럴~~
      견성 근처에도 못가본 잡넘의 입장에선 글타, 아니다 말한마디 보태기가 주저됩니다만, 님이 그렇다 하시믄... ^^ (예의 '항아리의 프레임'은 견성은 커녕 '인식'의 단계에서도 가장 초입의 것이었다눙... 아~ X파알려~~ 크흐~~)

      그나저나, 원효가 니힐리스트이긴 합니까?

      (만다라... 찾아보니 없슴돠... ㅠ.ㅠ 다른 넘들은 있는디... 워디다 흘렸을까염? 몬 인생이 이처럼 흘려먹는거 천지인쥐.. 끄응~)

      짜릿한 주말 보내세염!! ㅋ

    • Favicon of https://garimtos.tistory.com BlogIcon 가림토.. 2009.08.29 15: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근데요.. 옹리혜계님.
      저 만다라 문양과 밑에 . . . 을 합하니까
      꼭.. 마치.. 그.. 눈깔사탕 같지 않습니까? ㅋㅋㅋ
      어쩐지 단내나고, 또 어쩐지 지루할 것 같지 안습니까?

      대략, 농이었습니다. 썰렁하죠. ^^;;;

    • Favicon of https://efreelog.tistory.com BlogIcon 옹리혜계 2009.08.29 1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쩐지 단내나고, 또 어쩐지 지루"할 것 같은...
      농이 아니라 정말 그런거 같습니다... 크럴럴~~

      가만히 들여다보자니...

      "구녕"...

      이군요... 우주는... 세계는... 인간은... 그 삶은...

      "구녕"입니다... -_-
      구녕은 한없이 달콤하고도 한없이 지리멸렬합니다...
      ^^

    • Favicon of https://garimtos.tistory.com BlogIcon 가림토.. 2009.08.30 0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제가 한건 한겁니까? ㅋㅋ

      뒷걸임치다 하나 걸렸군요.
      공감해주시니 왠지 으쓱하군요. ㅋㅋ

  2. Favicon of https://cliffedge.tistory.com BlogIcon 잿빛바람의 유영 2009.08.29 1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략 막대사탕이 아닌지 아뢰옵니다. 아는 것이 이리 싸구려입니다. ㅎㅎ
    두 분 모두 저녁 맛나게 구우시길요.

  3. Favicon of https://catcherintherye.tistory.com BlogIcon itr 2009.08.30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 전에 댓글로 적어주셨던 '문제는 무한하고, 답은 하나다'라는 말,
    여기에 맞는 것 같아요. 모든 문제의 끝엔 결국 허무함이 있지않을까요..?

    무섭네요. 그 허무함도, 내일이 월요일인것도 ㅜㅜㅜㅜㅜㅜㅜ..

    • Favicon of https://garimtos.tistory.com BlogIcon 가림토.. 2009.08.31 0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든 문제의 끝엔 결국 허무함이 있지않을까요?
      흠.. 그런 생각은 못 봤습니다. 문제의 끝엔 허무?
      과연.. 그럴 수 있겠습니다.

      내일은 월요일이군요. 무섭나요? ㅋㅋㅋ 전 별루 안 무섭슴돠~ ㅋㅋㅋ 소주 마시구 기분 참 좋습니다~ ㅋㅋㅋ 아~ 행복해라~ 가벼운 인생, 가벼운 삶이여~ ^^

  4. Favicon of https://hangurum.tistory.com BlogIcon 헌책방IC 2009.09.02 2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어떤 스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아마도 무소유에 관한 말씀이셨던 것 같은데
    "집착을 버리라고? 마음에서 집착을 버릴 수는 없다. 마음이 있는 한 집착은 계속되나니. 집착을 버리려는 그 마음을 바려라. 마음 없음. 무심(無心)이면 그대로 무집착이다."
    그 말씀과 이 이야기가 관련이 있을까요?????
    근데요, 가림토님. 저번에 저한테 뭐 주실거 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물음표만 찍고 갑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길~)

    • Favicon of https://garimtos.tistory.com BlogIcon 가림토.. 2009.09.04 2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집착을 버리려는 생각조차 버려라.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금강경의 한 대목입니다. 외울 수 있는 몇 안되는 구절.
      그 스님의 말씀이 지산의 말과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산의 말을 빌리자면 그 스님은 견성의 경지일테구요.

      지난 번에 부탁드린 건, 제가 아직 숙제를 못해서리..
      이번 주 내로 꼭 완성하겠다는 소심한 약속을 하며.. 흑흑.. 죄송하며.. ^^;;;;;;;

    • Favicon of https://hangurum.tistory.com BlogIcon 헌책방IC 2009.09.05 1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금강경도 다 보셨나봐요.
      전 올초에 금강경을 읽어보려고 했는데... 조금 읽다가 멈췄습니다. 금강경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공이 아니라서 ㅎㅎ 내공을 쌓아서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
      "응무소주이생기심"
      이것도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죠? 유일하게 제가 아는 말이자, 참 좋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숙제는... ㅎㅎ 숙제 안 주시는 선생님이 가장 좋더라고요 ㅎㅎ 만약 주시더라도 늦을 수록 좋죠 ㅋㅋ 언제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garimtos.tistory.com BlogIcon 가림토.. 2009.09.05 1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얕음으로 금강경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아니예요, 금강경 못 읽었습니다.
      위는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에서 육관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성진에게 들려주는 구절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꿈, 환영, 물보라, 그림자와 같다. 또한 이슬, 번개와 같다. 마땅히 이와 같이 봐야 한다."
      뭐 이 정도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헌책방IC님께서 말씀하신 "무념"과 비슷한 의미 아닐까요?

      숙제는 내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은 제게 하는 다짐입니다. 내일까지 숙제를 완성하겠다는 다짐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