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갈대

2010. 1. 2. 15:26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 『농무』 (창작과 비평,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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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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