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 『Paris Talk』(브이북, 2008) 읽다.
파리지앵의 특별할 것 없는 파리 체험기
이 책이 집안에서 굴러 다니기 시작한 것은 정재형이 무한도전에 출연해 지금과 같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한참 전이다.
표지의 질감이 좋고, 구석구석 파리지앵의 일상사가 산문과 함께 사진으로 박혀 있다. 이효리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이상순 씨를 비롯해, 이적, 김동률, 엄정화 등의 에피소드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문 중 책의 부제, ‘자클린 오늘은 잠들어라’ 정도의 글은 문학적 성취가 꽤 있다 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은 연전에 유행했던 여행 안내서와는 다르다. ‘여행기’가 아니라 ‘거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프랑스 여행서로 책을 접근해선 곤란하다.
읽으면서 들은 생각. 정재형이라는 음악가를 전형적인 인쇄 매체인 책으로 마주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좀 다른 형식의 플랫폼을 계획했다면 어땠을까. 그러니까 E-book의 잡지 형식으로 매 소주제마다 BGM을 첨부해서 구성했으면 훨씬 세련되고 특별하지 않았을까. 아, 물론, E-book의 형태였다면 내가 이 책을 접할 기회가 없었겠지. 아, 물론, 2008년에는 지금과 같은 기술력이나 또는 태블릿 PC가 없었겠지.
정말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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